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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의료기관·약국 조사 시 사실확인서 요청 관행 대응 요령

언론매체 메디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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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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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의료기관·약국 조사 시 사실확인서 요청 관행 대응 요령

보건소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조사관이 의료기관 또는 약국 문을 두드릴 때, 조사 말미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서류가 있다. '사실확인서' 혹은 '위반사실확인서'라 불리는 문서다. 형식은 단순하다. 조사 대상자가 '본인은 아래와 같은 위반행위를 하였음을 확인합니다'라 자필로 서명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 법적 파급력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법원은 이 문서를 사실상 자백에 준하는 증거로 취급한다. 대법원은 행정청이 현장조사 과정에서 구체적인 위반사실을 자인하는 확인서를 받았다면 강제로 작성됐거나 내용의 미비로 증명자료로 삼기 어렵다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증거 가치를 부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그 '특별한 사정', 즉 강박에 의해 작성됐다는 사실을 입증할 책임이 조사 대상자에게 있다는 점이다. 조사관의 압박이 있었다 하더라도 이를 사후에 증명하기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

실제 조사 현장에서는 직접적인 심리적 압박이 가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필자가 상담한 사례 중에는 조사관이 "지금 확인서에 도장 찍으면 이것으로 끝나지만, 찍지 않으면 본원 전체 장부를 다 들여다봐야 한다"고 말했다는 경우도 있었다. 또 다른 사례에서는 조사 대상자가 "법을 위반한 것인지 아닌지도 모르겠는데, 일단 쓰라고 해서 썼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그리고 약국을 운영하는 의뢰인이 현지조사 당일 조사관의 안내에 따라 작성한 확인서에는 의뢰인 본인도 기억하지 못했던 일부 내용이 포함돼 있던 케이스(case)도 있었다.

위와 같은 상황이 된다면, 피조사자가 역으로 진술서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입증해야 하기 때문에 억울한 처분을 받게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확인서의 강요는 형사상 강요죄에 해당할 수 있고, 더 나아가 헌법상 보장되는 진술거부권을 침해한다는 점에서 매우 부당하다. 그러나 형사절차와 달리 행정조사 절차에서는 당사자들의 권리 보장이 이에 턱없이 미치지 못하고 있고 법원이나 행정기관의 절차적 정당성에 관한 인식도 미약한 상황이다. 따라서 사건 당사자들이 절차적 권리를 스스로 잘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것인데, 구체적으로 의료기관, 약국 경영자들은 현지조사에 임할때 다음과 같은 사항을 유의해야 한다.

첫째, 확인서의 문구가 '사실 기술'인지, '법적 평가'인지를 구분해야 한다. '홈페이지에 특정 게시물이 올라와 있다'는 것은 사실의 확인이지만 '해당 게시물이 의료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것은 법적 판단이다. 조사 대상자는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있어도 그것이 위반인지 여부를 스스로 인정할 법적 근거가 없다. 위반 여부의 판단은 행정청과 법원의 몫이다. 따라서 법적 평가가 담긴 문구에는 서명을 거부하는 것은 정당하므로, 객관적 사실만을 명시한 문구로 수정해 줄 것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한 요구가 아니다.

둘째, 서명 거부는 권리이지 불복종이 아니다. 조사관이 서명을 강요하거나 거부 시 불이익을 암시하는 발언을 한다면 그 내용을 메모해야 한다. 조사 과정에서 변호사에게 즉시 연락하는 것이 가장 좋고, 여의치 않다면 적어도 '내용을 검토한 후 서명하겠다'고 시간을 확보하는 것만으로도 상황을 달라지게 만들 수 있다.

셋째, 이미 서명한 경우라면 즉시 움직여야 한다. 확인서에 기재된 내용과 다른 사실을 입증할 자료, 즉 처방전, 조제기록, 진료기록부, 회계장부, 거래명세서 등을 지체 없이 확보해야 한다. 강압적 분위기가 형성됐다면 조사 종료 직후 당시 정황을 상세히 기록해 두는 것도 유용한 증거가 된다. 조사 당일의 CCTV 영상, 주변인의 진술은 특히 중요하다.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덮어씌워지므로 가능한 한 빨리 영상 보존을 요청하거나 직접 저장해야 한다.

사실확인서 한 장은 면허정지, 업무정지, 과징금, 나아가 형사고발로 이어지는 행정처분의 결정적 근거가 될 수 있다. 조사관이 내미는 서류에 서명하는 것을 별것 아닌 절차처럼 대하다가, 추후에 억울한 일을 당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서명 전에 반드시 내용을 확인하고 필요하다면 전문가의 조력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것이다.

|기고| 법무법인(유한) 대륜 이일형 변호사(제약바이오헬스케어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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