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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칼럼] “살짝 부딪혔는데”…그냥 떠났다면 도주치상, 교통사고 처벌 기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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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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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칼럼] “살짝 부딪혔는데”…그냥 떠났다면 도주치상, 교통사고 처벌 기준은

운전을 하다 보면 누구나 가벼운 접촉사고를 겪을 수 있다. 그런데 상대방이 괜찮다고 하거나 크게 다친 것 같지 않아 별다른 조치 없이 현장을 떠났다가, 며칠 뒤 경찰로부터 도주치상 혐의로 연락을 받고 당황하는 운전자도 적지 않다. 본인에게는 사소한 사고였을지 몰라도 법은 이를 이른바 ‘뺑소니’로 평가하기도 한다. 사고 직후의 짧은 판단 하나가 형사처벌과 면허 취소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현장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아둬야 한다.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3에 따르면, 교통사고로 사람을 다치게 한 운전자가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의 조치를 하지 않고 도주하면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500만 원 이상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렀다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처벌 수위가 크게 높아진다. 일반적인 교통사고 처리 사건보다 형량이 훨씬 무겁고, 형사처벌과 별도로 운전면허 취소 등 행정처분도 뒤따른다.

그렇다면 사고 현장을 떠나기만 하면 모두 도주치상이 될까. 그렇지는 않다. 먼저 피해자가 형법상 ‘상해’를 입어야 한다. 별다른 치료 없이 자연히 낫고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극히 경미한 상처라면 판례는 상해로 보지 않아 도주치상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본다. 상해가 인정되더라도 운전자가 피해자가 다친 사실을 알고도 구호조치를 하지 않고, 자신이 누구인지 알 수 없는 상태로 현장을 벗어나야 도주로 평가된다. 따라서 피해자가 괜찮다고 말했더라도 구호가 필요한 상태였거나 연락처를 남기지 않고 떠났다면 도주로 판단될 여지가 있다. 도주치상이 성립하지 않더라도 안심할 수는 없다. 사고 직후 정차해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고 떠나면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사고가 났다면 가장 먼저 할 일은 차를 세우고 피해자의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다. 다친 곳이 있다면 119에 연락하고, 부상이 가벼워 보이더라도 연락처와 차량번호를 주고받아 신원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 경찰에 사고를 신고하고 블랙박스 영상이나 현장 사진을 남겨두면 나중에 상황을 설명할 때 도움이 된다.

이미 현장을 떠나 도주치상 혐의를 받고 있다면 사고 당시 충격을 알아차릴 수 있었는지, 피해자의 부상이 형법상 상해에 해당하는지, 구호가 필요한 정도였는지를 차분히 따져봐야 한다. 블랙박스 영상, 차량 파손 정도, 사고 직후의 행적 등이 판단 근거가 된다. 혐의가 인정되는 상황이라면 피해자와의 합의와 진지한 반성이 중요하다. 도주치상은 합의해도 처벌을 면하지는 못하지만 양형에는 크게 반영되기 때문이다.

도주치상 혐의는 “사고가 난 줄 몰랐다”는 주장만으로 벗어나기 어렵다. 또 첫 경찰 조사에서 한 진술이 이후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

가벼운 접촉사고라도 일단 차를 세우고 피해자 상태를 확인해 필요한 구호조치를 하고 연락처를 남기면 도주치상 혐의를 피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이미 혐의를 받고 있다면 혼자 해명하려 하기보다 경찰 조사 전 전문가와 상의해 대응 방향을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법무법인 대륜 안양 분사무소 임선준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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