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19

6월 지방선거까지 시위 유보…전차교통방해 1심 선고 결과 주목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19일 출근길 지하철 선전전 1000일 맞이 집회를 열고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위한 서울시의 결단을 촉구했다. 서울시의 정책 변화가 없을 경우 "다시 지하철을 탈 수밖에 없다"며 시위를 재개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전장연은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들과의 정책 간담회를 계기로 6월 지방선거까지 지하철 탑승 시위를 잠정 중단한 상태다.
전장연은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지하철 4호선 혜화역에서 '출근길 지하철 선전전 1000일' 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는 권영국 정의당 대표를 비롯해 진보당과 기본소득당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앞서 전장연으로부터 만남을 제안받은 오세훈 서울시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1000일 선전전이 시작된 직후 포스트잇 작성·부착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금세 40개가 넘는 포스트잇이 승강장에 부착됐다. 포스트잇에는 '1000일 지나고 10000일 지나고 100000일까지 지치지 않아' '우리 모두는 이동약자이거나 이동약자가 될 사람들' 등의 내용이 적혔다.
전장연은 서울시와 오세훈 시장이 장애인 이동권을 갈등의 문제로만 치부하며 실질적인 권리 보장을 외면해 왔다고 비판했다. 서울시가 정책 전환에 나서지 않으면 다시 지하철 탑승 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서울시가 지금 이야기하고 있는 (이동) 권리가 실제로 보장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다시 지하철을 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전장연은 2021년 12월 일 세계장애인의 날을 계기로 출근 시간대 지하철 승강장에서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는 선전전을 이어왔다. 이에 따라 최대 수십분간 열차가 지연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서울교통공사에 접수된 불편·불만 민원은 지난해에만 4500여건이다. 이날도 행사 과정에서 일부 시민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한 남성은 "아 시끄러워"라고 소리치며 항의했고, 또 다른 남성은 욕설을 내뱉었다.
전장연은 6.3 지방선거 당일까지 지하철 탑승 시위를 잠정 중단하기로 한 상태다. 서울시장 출마 의사를 밝힌 김영배 민주당 의원 등의 시위 유보 및 정책 간담회 제안을 수용하면서다.
수사·재판은 진행 중…'전차교통방해' 유죄 가능성 커
일각에서는 전장연 일부 활동가들의 지하철 탑승 시위에 따른 전차교통방해 혐의의 1심 선고 결과가 향후 전장연의 시위 방식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경찰은 서울교통공사와 시민단체로부터 전장연 활동가들에 대한 업무방해와 전차교통방해 등 혐의 고소·고발을 다수 접수하고 수사 중이다. 오는 29일에는 전장연 활동가 2명의 전차교통방해 혐의에 대한 1심 선고 결과가 나온다. 이들은 2022년 4월과 2023년 4월 선전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열차의 원활한 운행을 방해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전문가들은 재판부가 전장연 활동가들의 전차교통방해 혐의를 유죄로 판단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예상했다. 곽준호 법무법인 청 변호사는 "재판부에서 방해 사실을 아니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기 때문에 유죄는 나올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형량은 최소화하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석상엽 법무법인 일로 변호사도 "집회 중 교통을 방해했을 때 유죄를 선고할 가능성은 적다"면서도 "다만 이 사건처럼 반복적·계획적으로 전차의 교통을 방해하고 그로 인해 시민들의 피해가 발생했을 때 유죄 선고 가능성은 통상의 경우보다 높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열차 문을 강제로 개문하거나 선로에 눕는 등 전동차의 운행을 지연시키는 정도의 방해 수준이라면 (혐의가) 성립한다"라고 했다.
유죄 판결이 나오면 역사 내에서의 선전전은 가능하겠으나 적극적으로 지하철의 운행을 지연시키는 시위 방식을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수사기관이 유죄 판결이 나오면 더 적극적인 수사를 진행하거나 향후 현행범 체포까지도 검토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남권율 법무법인 대륜 변호사는 "이러한 판례는 수사기관에 사실상 가이드라인으로 기능해 유사한 시위 행위에 대해 수사와 기소의 기준과 방향성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효과를 갖는다"고 말했다.
박진호 기자 (zzino@mt.co.kr)김서현 기자 (ssn359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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